내일로 가는 길

“학생선수들에게는
무궁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 한국마이팜제약‧스포츠닥터스 허준영 회장

내일로 가는 길

“학생선수들에게는 무궁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마이팜제약 회장이자 스포츠닥터스 이사장인 허준영 회장은 레슬링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으로, 은퇴 후 20대의 나이에 제약회사를 일군 업계에서는 신화적인 존재로 불린다. 운동선수만이 갖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어느 분야에서든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 허준영 회장을 만나봤다.

운동선수 시절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잘 해서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중학교 때부터 레슬링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광주체육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2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발탁되었습니다. 단국대학교 체육 특기자로 입학했고 5년 정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레슬링을 했는데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앞두고 무릎 부상을 입는 바람에 출전을 못했어요. 당시 라이벌이었던 안한봉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지요. 그 후 은퇴하고 대학을 졸업하면서 천안상업고등학교에서 레슬링 코치를 1년 정도 했었습니다.

운동선수와 레슬링 코치를 그만두시고 제약회사에 입사하셨는데요.
진로를 변경하신 이유가 있으셨나요?

개인적으로 올림픽 메달을 따지 못한 데서 오는 회의감이 있었습니다. 메달을 획득하고 학생선수를 가르치면 좋은 케이스인데 그러지 못했으니까요. 당시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과 보건관리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었습니다. 레슬링 코치를 계속 하는 건 내 방향이 아니었고 그렇다면 빨리 다른 분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회사에 이력서를 냈고 그 중에 한미약품과 근화제약에서 합격통지를 받았지요. 당시 연봉이 조금 더 높았던 근화제약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으셨다고 하셨는데,
운동 관련 전공이 아니라는 게 흥미롭습니다.

대학에서도 수학교육을 전공하고 체육을 부전공으로 했었습니다. 대학원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했지요. 운동은 오랜 시간 해왔기 때문에 다른 분야를 공부할 필요성을 느꼈어요. 물론 일반학생보다 기본적인 것들이 많이 부족했지요. 하지만 일등을 하는 것보다 꼴등을 하더라도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점수 턱걸이를 하더라도 경영학을 공부하고 논문도 쓰면서 하나라도 더 습득하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학창시절 운동에만 전념하셨을 것 같은데
공부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운동선수들은 운동이 우선이니까 학업에 열중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체육고등학교는 1교시부터 4교시까지 교과수업을 했었어요. 전부 운동선수들이니까 학업수준에 맞춰서 수업이 진행됐고, 아주 공부를 잘하지는 못해도 수업에 참석하면서 기본적인 학업태도를 갖출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제약회사에 입사하신 후 1년 만에 성공신화를 쓰셨는데요.
어떻게 가능했나요?

제약회사에 입사한 후 항상 일등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영업사원이면서도 의사나 약사를 만나서 약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았어요. 다른 관심사들을 주로 이야기했는데 운동선수 출신이라고 하면 흥미를 갖고 좋게 봐주시더라고요. 영업을 하기보단 사람 대 사람으로서 관심사를 나누고 운동도 같이 하면서 재미있게 지냈어요. 그러다 보니 실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왔지요. 당연히 연봉도 많이 올랐고 주요 언론사에 제 이야기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영업사원으로 3년 동안 돈을 모아서 퇴사한 후 약품도매업을 하는 유통회사를 설립하고, 전국 700여개의 약국 체인사업도 시작했습니다. 그때 제 나이가 27살이었어요.

젊은 나이에 창업을 하셨는데요.
어려운 부분은 없으셨나요?

제가 회사를 차리니 영업사원일 때 인연을 맺은 의사나 약사 분들이 전폭적으로 지지를 해줬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고 29살에는 반도제약을 인수해서 지금의 한국마이팜제약으로 일궈냈습니다. 물론 어려운 점도 많았습니다. 사업운영에 엄청난 지식이나 노하우가 있던 건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고 남들보다 3배는 더 노력하면서 계속 도전했습니다.

현재 스포츠닥터스라는 NGO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계십니다.
어떤 활동인가요?

24년 전 몽골에 해외봉사를 갔다가 현지 의료실정에 큰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구충약이 없어서 죽어가는 아이들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지난 2003년 의료, 스포츠, 문화예술 등의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는 스포츠닥터스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UN에도 등록된 NGO로 현재 100만 명의 의료진이 활동하고 있는데요. 현재 전 세계에 정말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나라 35곳에 병원을 지어주고 수술과 약품을 지원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사양성을 위해 해당 국가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우리나라 대학병원에서 연수도 진행합니다. 2019년 12월을 기준으로 4천회의 의료봉사를 달성했고, 의료 환경이 열악한 나라에 의료 기반을 세우고 환자들을 치료한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업과 사회공헌 활동을 하시는 데 운동선수 출신이라
유리한 점이 있었나요?

운동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성실하고 자신감이 있고 예의가 바릅니다. 또 정신력과 체력이 강하죠. 천재들만 성공하는 게 아닙니다. 뚝심 있는 사람들이 성공합니다. 운동선수에게는 이런 기본적인 소양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사회생활이나 사업을 할 때 분명 유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가톨릭대학교 병원장님이 스포츠닥터스를 통해 해외의료봉사를 하는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을 살리겠다고 하는 사람은 허준영 이사장밖에 없다, 어떤 의사도 그렇게 할 수 없다고요. 그건 바로 제가 스포츠맨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하시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운동선수들은 정직하고 의리가 있고 다른 사람을 생각할 줄 압니다. 그런 것이 바로 운동선수들이 갖고 있는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생각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믿고, 보람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 좋을 듯합니다.

선배로서 학생선수들을 보면 안타까운 부분이 있으실 듯합니다.

모든 운동선수들이 엘리트선수로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그게 현실이지요. 하지만 그 분야에서 성공하지 못하면서 계속 연연하다가 다른 분야로 가는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빨리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야 합니다. 또 하나는 운동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안 될 거야 라고 먼저 포기를 해버린다는 것입니다. 운동만 하고 공부를 안 했으니 다른 걸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회사에 이력서를 내보지도 않고 떨어질 거라고 포기합니다. 삼성이나 현대 같은 대기업에 공부를 잘 하는 사람만 가는 건 아닙니다. 운동선수도 도전하면 얼마든지 다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학생선수들이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입니다. 학생선수들이 운동을 하면서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고 있지만 이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은 학업에서 옵니다. 식당을 차린다고 해도 공부가 필요합니다. 마케팅, 매니지먼트, 회계 등 자신이 해보지 않은 분야를 항상 공부해야 하지요. 저도 사업을 하면서 대학과 대학원에서 배운 경영학과 마케팅 등을 많이 접목하고, 항상 공부하려고 노력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생선수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스포츠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야 합니다. 다른 분야로 가더라도 스포츠 정신을 가지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운동과 학업에서 모두 최선을 다하길 바라고, 사회에 진출하면 스포츠 정신을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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