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 숨은 과학이야기

첨단과학을 신고 달리는
마라톤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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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과학을 신고 달리는 마라톤 선수들

우리는 평소 피로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신에게 잘 맞는 신발을 선택합니다. 신발이 불편하면 하루 종일 피곤하고 때로는 발에 상처가 생기기도 하죠. 어떤 신발을 신느냐에 따라 그날의 컨디션이나 기분까지 좌우되곤 합니다. 그렇다면 2시간이 넘게 계속 달려야 하는 마라톤 선수들의 신발은 어떨까요?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달릴 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되지 않을까요? 이번 ‘스포츠에 숨은 과학 이야기’에서는 마라톤화의 과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마라톤화에 따라 달라지는 경기력

1960년 로마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선수가 나타났습니다.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가 42.195km 전 구간을 맨발로 달려 세계 신기록을 세운 것이죠.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맨발의 마나토너’, ‘맨발의 왕자’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었습니다.

마라톤에서는 초경량 신발이 선수들의 기록 향상을 돕습니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마라톤에서는 신발이 100g 무거울수록 에너지 소비량이 1% 늘어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아베베처럼 맨발로 달리는 선수는 없습니다. 달리는 도중 발에 전달되는 충격이 엄청나기 때문이죠.

이에 다국적 스포츠용품 브랜드에서는 앞 다투어 초경량 마라톤화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가벼우면서 적절한 탄성으로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딱딱한 지면으로부터 오는 충격을 완화해 피로를 최소화하는 마라톤화를 개발하고 있죠. 마라톤화에 역학과 재료공학, 생리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의 지식이 총동원되는 이유입니다.

마라톤, 단거리 등 육상 경기 종목마다 선수들이 신는 신발에 적용되는 기술과 재료가 모두 다릅니다. 단거리 선수들은 몸의 무게를 줄이고 지면의 반발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부분 가볍고 바닥이 단단한 신발을 신습니다. 마라톤 선수들은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우레탄 등 푹신한 재료를 넣어 만든 신발을 신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라도 자신의 발 모양이나 다리 근육 발달 상태 등에 따라 특수 제작한 신발을 신습니다. 개발에만 수개월, 수년이 걸리며 소요되는 비용도 엄청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발 내부온도와 충격을 줄여라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 및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이봉주 선수도 경기력 향상을 위해 특수 제작된 마라톤화를 신었습니다. 그 중 이봉주 선수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신었던 신발은 러셀 메쉬라는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이중으로 사용해 발의 온도 조절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마라톤 선수들이 뛸 때 신발 내부 온도는 섭씨 43~44도, 습도는 95%까지 올라갑니다. 하지만 이 소재는 많은 양의 공기를 머금었다가 내뿜기 때문에 습기가 배출되어 신발 내부의 온도가 38도까지 내려간다고 합니다.

이봉주 선수 전용 마라톤화 아식스 ‘솔티 재팬탱카’

우리가 신발을 신고 장시간 걸으면 발이 뜨거워지는 것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계속 그렇게 신발 내부 온도가 올라간 채로 걸으면 더욱 지치고 힘이 들 수밖에 없죠.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빠른 속도로 달려야 하는 마라톤 선수들에게 신발 내부 온도는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함께 충격흡수를 위해서는 ‘아식스 젤’이라는 물질이 사용되었습니다. 아식스 젤은 실리콘을 기본으로 하여 30㎜의 두께인 경우 10m 높이에서 달걀을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충격 흡수 능력이 뛰어난 소재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마라톤화를 개발하는 데에만 1억여 원이 들어갔다고 하니 경기력 향상을 위한 선수들의 노력과 투자가 엄청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과학이라고 할 수 있겠죠.

◎ 참고자료 : 스포츠 속에 과학이 쏙쏙!!(저자 손영운‧김은선 / 출판사 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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